저녁시간이 다가오면, 도쿄는 가을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아이는 생각에 잠겼다. 문득 생각이 이른 것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퇴근해도 되지 않을지. 일련의 사건이 종료 된지도 3개월이 넘었다. 누군가는 여전히 그 곳에 머물러 있을지도 몰랐다. 누군가는 오히려 그곳에서 나아갔다. 하나자와 아이는 그곳에서 벗어난 이였다. 문득 팀원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신게츠 는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츠바사 또한 경찰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이로 하여근 오묘함을 느끼게 하였다. 저마다의 기억. 그것이 이끈 결과가 같을 수는 없을 것이었다. 제 곁에 남게 된 이, 유우키 카즈하. 그녀는 무슴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제 앞의 상대는 꽤나 알기 쉬운 이였다. 자신에게 굳이 속임수를 쓰려하지 않는.
“오늘 일 끝나면 다같이 회식하러 갈까요?”
날씨이야기를 하듯 말하는 아이였다. 부러 앞은 자르고 둘이서만 먹는거냐며 장난스러웁게 던진 말에 아이 역시 웃었다. 그런 카즈하의 모습을 좋아했더랬다. 가만히 뺨을 맞추어준 그이가 고개를 저어주었다. 다같이 먹으러 가자며. 다시 강조하는 말. 누구랑요. 그 때 그 사람들? 에이-. 손늘 내젓는 카즈하였다. 그러나 그 손을 잡았다. 오히려 좋지 않겠냐며. 비쭉대는 카즈하를 달래주었다. 그제야 못이기는 척 한숨을 쉰 카즈하는 가볍게 기대었다. 비겁하지 않느냐며. 그런 말을 하면서도 싫은 내색을 하진 않았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카즈하가 츠바사를 데려오겠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게츠를 데리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아이였다. 아이는 한참을 걸은 후에야 부검센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라. 하나자와 씨? 오랜만이네요.”
“그러게요. 잘 지냈어요?”
부스스 웃어보이면 신게츠 역시 웃었다. 카즈하와는 즐겁게 보내고 있느냐며. 그 말에는 열쩍게 볼을 긁적였다. 새어나오는 마음을 아무렇잖게 숨기기란 어려운 법인지라. 신게츠는 말하였다. 츠바사가 얼마나 극성이었는지 모른다고. 선배가 저런 사람과 사귈리가 없다며. 그것을 따라해보인 신게츠는 나른하게 혀를 내밀어 보였다. 그이는 젤리를 하나 손아귀에 주여주었다. 지렁이모양이었다. 그이는 나름의 축하선물이라고 이야기했다. 장난스러운 말에 합. 하는 소라와 함께 먹어버린 젤리. 맛있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맛이에요. 그런 말을 한 신게츠가 덧붙였다. 그 날에서 잘 벗어난 것 같느냐고. 긍정의 답이 돌아가면 신게츠는 주억거렸다. 우리들은 인간이기를 선택했다며. 그런 말과 함께 지 관자놀이를 두드려보였다. 앞으로의 길을 기대하자고.
“잘 됐네요. 회식하자고 하려 했거든요.”
“그래요? 무슨 맛있는거 먹여주나-.”
“원하는 것 있어요?”
문을 나서며 가볍게 묻는 아이였다.